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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8 scifigrl47의 토스터버스에 어서 오세요.
2012/10/06 [번역] 맥베스 살인사건의 수수께끼 by 제임스 서버 (2)
2011/09/09 [번역] 치유계라면 이게 최고지 - BODY-CATION by JeGiRal (CC 사쿠라)
2009/12/01 [번역] 오늘도 열심히 - 교환일기, part 2 by 후우키 츠토니 (하가렌) (2)
2009/11/27 돌아온 뻘포스팅 제 1탄. (4)
2009/10/08 [번역] 게으름 좀 그만 피워라 - 교환일기, part 1 by 후우키 츠토니 (하가렌) (8)
2009/09/17 [번역] Love for Kid - 문자가 19개 by 토마토 마치 (명탐정 코난)
2008/09/19 [번역] 휠스짱 응원 프로젝트 - 4가지 약속 by 토마토 마치 (명탐정 코난) (2)
2008/08/27 [번역] 치유계를 내놓아라 - 쓰리와 식스와 세븐과 그 종자 1편 (36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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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30 [번역] 커플 특집 제 1탄 카이신카이 - 흩날리는 눈을 녹이다 by 토마토 마치 (4)
2007/05/19 그 노래의 진의가 궁금하다. (6)
2007/05/08 [번역] 추억의 백업 시리즈 3 - 그대의 품에 꽃다발을 by 토오노 사쿠라코 (명탐정 코난)
2007/04/26 [번역] 추억의 백업 시리즈 2 - 환상 채팅 by 토오노 사쿠라코 (명탐정 코난) (2)
2007/04/01 [번역] 캡틴 쯔바사 캐릭터 대전 (Written by 하로마) (2)
2007/03/30 [번역] mid-way~The long & winding road~ by JeGiRal (CC 사쿠라) (2)
2007/03/24 [번역] 진화에 기여한 바보들의 목록, The Darwin Awards 발췌 번역 Part 1
2007/03/13 [번역] 목마른 자여 우물을 팔지어다 - blind touch by JeGiRal (CC 사쿠라)
2007/03/09 [번역] 모에 앞에 장사 없다 - 사쿠라 by JeGiRal (CC 사쿠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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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6 [번역] 키드 님께 바치는 정열 - 태풍 17호가 지나갈 때까지 by 토마토 마치 (명탐정 코난) (2)
2006/11/27 [번역] 하로마의 비밀통로저택 출처 캡틴 쯔바사 용어대전 (Written by 하로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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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7 [번역] 충동의 결과 - M@IL by 야마자키 상 (테니프리) (3)


scifigrl47의 토스터버스에 어서 오세요.

Still not a translation | 2017/11/18 22:33

지금 적립해 둔 일이 몇 갠데 자청해서 삽질 목록을 늘리고 있는 KISARA라고 합니다 심각한 멍청이죠. 지가 영어를 하면 얼마나 잘한다고 영문 팬픽 번역에까지 손을 대는가 orz 트..... 특허영어가 너무 싫었어요....... 이열치열 이독제독 이영제영이라잖아요........ 그리고! 저님이! 지나치게 존잘인 게 나빠!!! (뒤집어씌우기)
아무튼 그간 흘금흘금 간만 보다 올해 초 폭주기관차처럼 돌진하는 캡틴 앞에 공갈자해단마냥 힘차게 몸을 집어던진 후 마블월드와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역사와 전통의 커플바다에서 부랑거리고 있는데 (나는 매번매번 영업에 성공하시는 리X 님을 원망해도 된다고 생각한다-_-++) 이게 얼마나 멸망의 길인지는 일단 제쳐두고, 양웹에서 스토니빠질 좀 했다면 scifigrl47님을 모르기는 쉽지 않겠지라. 온 동네 덕후와 팬픽은 다 모여드는 Archieve of Our Own를 거점으로 삼는 이 님은 인공지능 토스터(!?) 캘시퍼를 빗대서 통칭 Toasterverse라 불리는 유머가 있고 눈물이 있고 감동이 있고 사건이 있고 에로가 있고 대체적으로 어벤저스의 바보짓(....)이 있는 무비버스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유니버스의 주인 되시겠습니다. 이 동네 캡틴은 일백푸로 가감없이 most adorable human being in the world입니다. 이런 벤츠남이 어쩌다 철딱서니라곤 한푼어치도 없는 토사장한테 잡혀서 저 고생인진 나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르고 ㅠㅠ socially awkward한 사장님놈과 연애질하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캡틴. 그런데 이건 스토니의 기본이었던가?
아울러 냇바튼이 현재진행형으로 연인은 아니지만 매우 내 이상의 관계라 S는 좋아 죽었다고 한다. 내 북극성이래 내 북극성 끄아아아아아알 (바닥을 구른다) 아우 존잘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해주세요 플리이즈
그리고 양... 많다.... 존나 많다...... 양덕들은 무슨 논문배틀하듯 팬픽을 써제낀다지만 대체 이 무시무시한 속도와 필력은....... 존잘님 비결 공유 좀 합시다.....

그래서 나름 존나 원대한 계획이 우뚝 섰다 이겁니다. 내 저 토스터버스의 한국어판을 만들고야 말갓서.... 이 과업은 내 겁니다 아무에게도 주지 않을 겁니다 나! 나! 나! 단비 끄야! 먼저 하는 놈이 임자다! 초패왕도 말했어여 선빵제일이라고... 놀랍게도 AO3는 한국어를 지원한다. 개발새발 써서 보낸 메일에 scifigrl47님이 흔쾌히도 수락의 답장을 주셨다. 얘기 끝났죠 뭐. 한 번 사는 인생 저지르고 보는 거야...... 근데 벌여놓은 일은 수습 좀 하자 인간아.........

토스터버스는 크게 두 개의 시리즈로 나뉘어서 연재 중이다. 단편 모음집인 '필 콜슨의 토스터버스 사건 파일(Phil Coulson's Case Files of the Toasterverse)'과 중편/장편 모음집인 '토니 스타크가 친구 좀 사귀어보는 법 [단 가족은 닉 퓨리가 지정함](In Which Tony Stark Builds Himself Some Friends [But His Family Was Assigned by Nick Fury])'. 전자는 가벼운 시트콤 요소가 강하고 후자는 사건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정신나간 유머가 빠지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어디서든 스토니는 우하우하합 (퍽)
2014년 8월 6일 현재 각 시리즈에 포함되는 팬픽은 다음과 같다.

Phil Coulson's Case Files of the Toasterverse
Part 01. Phil Coulson is Not the Avengers' Public Relations Manager (원문 | 번역문)
Part 02. Phil Coulson Does Not Bake (and The Avengers Do Not Shop At IKEA Anymore) (원문 | 번역문)
Part 03. Phil Coulson Is Not a SHIELD Recruiter (Except for Special Cases) (원문 | 번역문)
Part 04. Phil Coulson Can't Keep the Avengers Out of Medical (원문 | 번역문)
Part 05. SHIELD Has Paperwork for Everything (원문 | 번역문)
Part 06. Phil Coulson Does Not Take Attendance (원문 | 번역문)
Part 07. Phil Coulson Is Not the Avengers' Matchmaker (Or Their Style Consultant) (원문 | 번역문)
Part 08. Ghosts of Christmas Memory (원문 | 번역문)
Part 09. Phil Coulson Doesn't Work for StarkIndustries (원문 | 번역문)
Part 10. The Best of Life and Asgard (원문 | 번역문)
Part 11. Discussions in Dynamic Relationships (원문 | 번역문)
Part 12. Extracurricular Activities (원문 | 번역문)
Part 13. Phil Coulson Wasn't Grown in a Lab (He Has a Mom) (원문 | 번역문)
Part 14. The Avengers' Calendar (원문 | 번역문)
Part 15. Phil Coulson Knows Tony Stark's Super Villain Name (원문 | 번역문)
Part 16. Diplomatic Relations and Intelligence Failures (원문 | 번역문)

In Which Tony Stark Builds Himself Some Friends (But His Family Was Assigned by Nick Fury)
Part 1. Some Things Shouldn't Be a Chore (원문 | 번역문)
Part 2. Ordinary Workplace Hazards, Or SHIELD and OSHA Aren't On Speaking Terms (원문 | 번역문)
Part 3. Four (Or Five) Reasons for Kidnapping Tony Stark (원문 | 번역문)
Part 4. Dating the Long Way Around (원문 | 번역문)
Part 5. Things Unseen (That Are Captured on Film) (원문 | 번역문)
Part 6. Hollow Your Bones Like a Bird's (원문 | 번역문)

.........나열해놓고 보니 뭐냐 이 아득한 양은 이 님 사람이신가 글쓰는 기계이신가
나는 나를 안다 이거 다는 절대로 못한다 orz (스토니 위주가 아닌 것도 꽤 있고 [퍽]) 하지만 Some Things Shouldn't Be a Chore와 Four (Or Five) Reasons for Kidnapping Tony Stark는 반드시 할 거예요 해낼 거예요 나 혼자 읽기 슬퍼 ☞☜

2014년 8월 6일 Phil Coulson Does Not Bake (and The Avengers Do Not Shop At IKEA Anymore)를 추가.
2017년 11월 18일 Phil Coulson Can't Keep the Avengers Out of Medical을 추가. 빠르기도 하다! ;;;;
이 리스트는 앞으로 계속 갱신될 예정입니다 '3'

P.S. AO3 조낸 편하다 뭐지 이 편리함은 (후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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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맥베스 살인사건의 수수께끼 by 제임스 서버

Still not a translation | 2012/10/06 19:06

맥베스 살인사건의 수수께끼(Macbeth Murder Mystery)는 미국의 유머작가이자 만화가인 제임스 서버(James Thurber)가 1943년에 쓴 즐거운 단편이다. 독자가 미스터리광이라면 더더욱. 듀나의 낙서판 시리즈 <퍼즐 미스터리는 논리적인가?>와 <추리 독자의 눈으로>에서 몇 년 전에 알게 된 후로 읽어보고 싶어 좀이 팍팍 쑤셨는데 하도 오래 묵고 짧은 물건이라 고맙게도 웹에 전문이 공개되어 있더라지요.
문장도 쉽고 간단하겠다 웬만한 퍼즐 미스터리는 한 번씩 다 돌아본 열성 독자로서 번역해 볼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마침 습님이 관심을 보이신 김에 손도 풀 겸사겸사 걍 질렀다. 네놈의 번역질 따위 도저히 못 믿을 분은 자 여기 원문요. 그리고 그 편이 좋습니다 심각한 오역 외엔 지적을 불허합니다 나는 유리 심장이야 (도주)

"정말이지 멍청한 실수였어요." 영국 북서부 시골의 한 호텔에서 만난 미국인 여성이 말했다. "하지만 다른 펭귄북하고 같이 카운터에 있었다고요. 펭귄북 아시죠, 6펜스짜리 종이커버 책 말이에요. 난 꼭 추리소설인 줄 알았어요. 딴 책은 전부 추리소설이었거든요. 나머진 다 읽었겠다, 그래서 잘 보지도 않고 사 버렸지 뭐예요. 셰익스피어라는 걸 알았을 때 내가 얼마나 머리끝까지 화가 났을지 생각 좀 해보세요."
나는 동정조로 몇 마디를 웅얼거렸다.
"왜 펭귄출판사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추리소설하고 꼭 같은 판형에다 모양으로 내놓는지 모르겠어요." 내 친구가 말을 이었다.
"표지 색은 다르지 않나요?"
"눈치채지 못했으니 무슨 소용이에요. 하여간 푹신한 침대에 편하게 드러누워 이제부터 멋진 추리소설을 즐길 요량으로 딱 폈더니 <맥베스>잖겠어요. 고등학생들이나 읽을 법한 책인데!"
"<아이반호>나 <로나 둔>처럼요."
"바로 그거예요." 미국인 부인이 말했다. "난 애거서 크리스티라면 사족을 못 써요. 에르큘 푸아로의 열렬한 팬이고요."
"토끼 같은 사람 말인가요?"
"오, 아니에요." 범죄물 전문가가 말했다. "푸아로는 벨기에인이에요. 지금 말씀하신 사람은 핑커튼 씨죠. 불 경감의 친구예요. 그 사람도 훌륭하죠."
두 번째 찻잔을 비우면서 내 친구는 완전히 속아넘어갔던 추리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범인은 시종일관 집안의 오랜 주치의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부인의 말허리를 잘랐다.
"그래서," 나는 물었다. "<맥베스>를 읽으셨나요?"
"어떡하나요. 달리 읽을거리라곤 종이쪼가리 하나도 없었거든요."
"마음에 드시던가요?"
"전혀요." 부인은 단호하게 말했다. "애시당초, 맥베스가 했을 턱이 없잖아요."
나는 부인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뭘요?" 나는 물었다.
"맥베스가 왕을 죽였을 리가 없다고요." 부인이 말했다. "맥베스 부인도 마찬가지예요. 누구나 당연히 그 둘을 제일 의심하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범인일 리도 없고 범인이어서도 안돼요."
"저기," 나는 운을 뗐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시겠어요?" 미국인 부인이 말했다. "처음부터 범인이 누군지 명백하면 이야기가 엉망이 되어버린다고요. 셰익스피어 같이 머리 좋은 사람이 그런 실수를 할 리 없어요. 어디선가 들었는데 <햄릿>을 결국 해명하지 못했다면서요. 그럼 <맥베스>도 보이는 만큼 간단한 얘기가 아닐 거예요."
나는 파이프에 담배를 채워넣는 동안 그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했다.
"누구를 의심하십니까?" 나는 갑작스럽게 물었다.
"맥더프예요." 부인은 즉시 대답했다.
"하느님 맙소사!" 나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맥더프가 아니면 누구겠어요." 살인전문가가 말했다. "에르큘 푸아로라면 필경 쉽게 잡아냈을 거예요."
"어떻게 알아내셨습니까?" 나는 설명을 부탁했다.
"사실 처음에는 몰랐어요. 애초에 전 뱅코를 의심했어요. 당연스럽게도 뱅코가 두 번째로 살해당했죠. 그 부분은 아주 훌륭해요. 맨 처음 의심이 쏠리는 사람은 언제나 두 번째 희생자가 되어야 하거든요."
"그런가요?" 나는 중얼거렸다.
"어머, 그럼요." 내 정보원이 말했다. "추리소설은 독자에게 계속해서 놀라움을 안겨줘야 해요. 두 번째 살인 다음엔 한동안 범인이 누군지 종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왕자들은요? 맬컴과 도날베인 말입니다." 나는 물었다.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첫 번째 살인 직후에 달아났던 것 같은데요. 수상쩍지 않습니까."
"너무 수상하죠." 미국인 부인이 말했다. "지나치게 수상한 게 바로 문제예요. 누군가가 도망간다면, 그 사람은 죄가 없어요. 이건 믿으셔도 돼요."
"그렇군요. 브랜디를 좀 마셔야겠어요." 나는 웨이터를 불렀다. 내 친구는 몸을 내 쪽으로 기울였다. 눈은 반짝거리고, 손에 쥔 찻잔은 떨리고 있었다. "누가 덩컨의 시체를 발견했는지 아세요?" 부인이 물었다. 나는 유감스럽게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맥더프가 발견하지요." 부인은 현재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아래층으로 달려내려와서 소리질러요. <혼란이 주님께서 기름 부은 신전을 부숴 열었다>는 둥, <신성모독적인 살인마가 이제서야 걸작을 완성했다>는 둥 말이예요." 선량한 부인은 내 무릎을 톡톡 두드렸다. "사전에 연습을 한 게 분명해요. 보통은 바로 그런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요. 댁이라면 시체를 발견했을 때 그리 말하시겠어요?"
부인은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뚫어져라 보았다. "저는──." 나는 운을 뗐다. "맞아요!" 부인이 말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요! 미리 계획하지 않고서야 말이죠. 결백한 사람은 이렇게 외칠 거예요. <하느님 맙소사, 사람이 죽었어요!>" 부인은 확신에 찬 눈길로 의자에 등을 기댔다.
나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제 3의 살인자는 어쩌시겠어요?" 나는 물었다. "아시다시피 제 3의 살인자는 지난 300여 년간 맥베스 연구자들의 골머리를 썩였죠."
"그 사람들이 맥더프를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미국인 부인이 말했다. "맥더프가 범인이에요. 전 확신해요. 피해자가 지나가던 좀도둑 둘에게 죽어서야 안될 말이지요. 살인자는 항상 중요한 인물이어야 해요."
"하지만 연회장은요?" 나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물었다. "뱅코의 유령이 등장해 맥베스의 자리에 앉았을 때 맥베스가 보인 죄의식은 어떻게 설명하시렵니까?"
부인은 다시금 몸을 내게로 기울이고 무릎을 톡톡 두드렸다. "유령은 없었어요. 맥베스처럼 크고 강한 사내는 유령이나 보고 다니지 않아요. 더구나 환하게 불이 밝혀지고 사람들이 득시글거리는 연회장에서요? 말도 안돼죠. 맥베스는 누군가를 감싸려 했던 거랍니다!"
"누구를요?"
"물론 맥베스 부인이죠. 맥베스는 아내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믿고 스스로 죄를 뒤집어쓰려 했어요. 아내가 의심받을 때 남편은 항상 아내를 지키려 하기 마련이에요."
"그렇다면," 나는 제안했다. "몽유병 장면은 어떻게 되나요?"
"마찬가지예요. 방향이 반대였을 뿐이죠." 내 친구가 말했다. "맥베스 부인도 남편을 감싸려 한 거예요. 그 여잔 잠들어 있지 않았어요. 기억하세요? <맥베스 부인이 촛대를 들고 등장한다>고 하잖아요."
"그랬죠."
"몽유병에 걸린 사람은 촛불을 들고 다니지 않아요!" 나의 친애하는 여행객이 말했다. "진짜 몽유병자들은 일종의 예지력이 있죠. 촛불을 들고 어슬렁대는 몽유병자가 있다는 얘길 들어보셨나요?"
"아뇨, 전혀요."
"그러니까 그 여잔 멀쩡하게 깨어 있었어요. 맥베스를 지키려고 연기를 한 거죠."
"아무래도 브랜디를 좀 더 마셔야겠습니다." 나는 웨이터를 불렀다. 웨이터가 브랜디를 갖다주자, 나는 한숨에 털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인이 뭔가를 발견하신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나는 말했다. "<맥베스>를 빌려주시겠어요? 오늘 밤에 읽어봐야겠습니다. 정말로 읽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요."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부인이 말했다. "제가 옳았음을 아시게 될 거예요."
나는 문제의 희곡을 밤새도록 주의깊게 통독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나는 미국인 부인을 찾아나섰다. 부인은 퍼팅 그린에 있었다. 나는 부인의 뒤로 살며시 접근해 팔을 잡았다. 부인은 비명을 질렀다. "둘이서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나는 나지막하게 물었다. 부인은 주의깊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를 따라 으슥한 곳으로 왔다.
"뭔가 알아내셨나요?" 부인은 속삭였다.
"살인자의 이름을 찾아냈어요!" 나는 승리감에 차서 말했다.
"맥더프가 아니란 말씀이에요?"
"맥더프는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 못지 않게 결백합니다."
나는 옆구리에 끼고 온 희곡을 펼쳐 2막 2장을 찾았다.
"여기요, 맥베스 부인의 대사를 보세요. <그들 칼을 놔뒀는데 못 볼 리 없겠지. 그의 자는 모습이 아버지만 안 닮았어도 내가 했어.> 아시겠어요?"
"아뇨." 미국인 부인은 불퉁하게 대꾸했다. "모르겠어요."
"간단하지 않습니까!" 나는 큰 소리로 말했다. "왜 이걸 진작에 못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덩컨의 자는 모습이 맥베스 부인의 아버지를 닮은 이유는, 정말로 그녀의 아버지였기 때문이에요!"
"하느님!" 내 친구가 숨을 훅 들이켰다.
"맥베스 부인의 아버지가 왕을 죽였어요. 그러다 누군가가 오는 소리를 듣고, 시체를 침대 밑에 쑤셔넣고 직접 침대에 누운 거지요."
"하지만, 이야기에 한 번밖에 등장하지 않은 사람이 살인자여서는 안돼요. 그럴 순 없어요."
"저도 압니다." 나는 2막 4장을 폈다. "여길 보시죠. <로스와 노인이 등장한다.> 이 노인의 정체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지요. 전 그가 늙은 맥베스 공(公)이라고 생각합니다. 딸을 왕비로 만들고픈 욕망에 불탔던 거예요. 동기로선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렇다 해도, 여전히 단역이잖아요!" 미국인 부인이 외쳤다.
"아닙니다." 나는 기분좋게 반박했다. "맥베스 공은 이미 괴상한 자매들로 변장하고 등장했으니까요!"
"세 마녀 중 하나란 말인가요?"
"정확하세요. 노인의 대사를 들어보세요. <지난 화요일에는 사냥매 한 마리가 한껏 높이 솟았다가 쥐나 잡는 올빼미에 습격당해 죽었다오.> 누가 이런 식으로 말하던가요?"
"꼭 세 마녀가 하는 말처럼 들려요." 내 친구는 주저하며 말했다.
"바로 그거예요!"
"글쎄요," 미국인 부인이 말했다. "댁의 주장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전 제 이론을 확신합니다. 제가 이제부터 뭘 할지 아시겠어요?"
"아뇨. 뭘 하시려고요?"
"햄릿을 사서 수수께끼를 해명해 보렵니다!"
내 친구의 눈이 빛났다. "댁은 햄릿의 짓이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예. 그 친구가 아닌 게 분명해요."
"그래, 누구를 의심하시죠?" 부인이 물었다.
나는 의미심장하게 부인을 바라보았다. "전부 다요." 나는 왔을 때처럼 소리없이 줄지은 나무 사이로 사라졌다.

맥베스에 등장하는 대사들은 민음사판 맥베스(최종철 교수 번역)를 참조했다. 덩컨의 시체를 발견했을 때 맥더프가 뱉어댄 길고 장황;한 말은 본래는 "혼란이 이제서야 걸작을 완성했소! 신성모독 살인마가 주님께서 기름 부은 신전을 부숴 열고 그 건물의 생명을 빼앗아 갔소이다!" 지만 그냥 원문대로 번역했음. 어제 막 맥베스를 읽은 사람이 은유를 덕지덕지 처바른 말을 제대로 기억하는 편이 이상하고;

아 그리고 역시 20년 미스터리 열성 팬으로서 의견을 말하자면 부인의 추론이 더 그럴싸하지 말입니다. 아울러 햄릿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햄릿 이 자를 의심하리라 생각합니다! 솔까 멀쩡한 사람이 미친 놈 연기를 하는 편이 쉽냐 미친 놈이 나는 미친 척 연기하고 있을 뿐이라 주장하는 편이 쉽....... 읍읍읍읍.
그런 의미에서 이번엔 정말로 조세핀 테이의 진리는 시간의 딸(The Daughter of Time)을 질러야겠다. 아마존 카트에 넣어두고 몇 년을 더 묵힐 생각이냐 이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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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치유계라면 이게 최고지 - BODY-CATION by JeGiRal (CC 사쿠라)

Still not a translation | 2011/09/09 11:16

내가 주기적으로 and 발작적으로 앓는 병이라면 ①키드 님 모에모에 ②황금성투사 하냥하냥 ③Hip, hip, hooray for Monty Python!! 인데 슬슬 네 번째를 추가해야 할 때가 되었지 싶다. ④사쿠라짱 샤오란 군 이리 오련 누나/언니가 예뻐해줄게 하아하아 (......)

우연한 기회에 니코동의 어느 변태가 잘도 모아 올린 리 샤오란 완숙 토마토 시리즈(....)를 보다 내가 코피 뿜고 죽는 줄 알았다. 아놔 샤오란 이놈아 너는 왜 이렇게 귀여운 한 마리 햄스터 같은 생물인 것이냐 그렇게 사쿠라가 좋니? 그렇게 사쿠라가 좋아? ㅠㅠ
덤으로 이 커플은 왜 CLAMP의 창조물 주제에 CC 사쿠라에서도 츠바사에서도 한없이 예쁘고 사랑스럽고 호냥호냥하며 보고만 있어도 치유 포인트가 백만 단위로 쌓이는지 누가 나한테 설명해주면 아주 고맙겠습니다. 정말 결점이라고는 눈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환타스틱한 조합이지만 유일한 흠결 하나는 츠바사에서 사악한 창조주 오오카와 뇬에게 기약없는 커플 브레이킹을 당했다는 것인가. 이런 제기랄 OTL
CC 사쿠라의 퍼펙트 러블리 해피엔딩이 그리 불만이었는지 차원이 다르다는 핑계로 애들 데려가서 죽어라 굴리고 커플 브레이킹까지 해쳐먹은 나나세 이년을 곤장으로 매우 쳐야 하거니와 그나마 CC 사쿠라의 원조들에겐 손대지 않아주어서 고마워해야 하나요. 할 성 싶으냐! b-_-d 니코니코의 코멘테이터들이 후일담 좀 내놔봐라 방방 뛰는 걸 킬킬대며 보다가 문득 깨달은 사실인데 우리는 '그 이후'의 사쿠라/샤오란 커플이 어떻게 됐는지 전혀 모르지 말입니다아...? ;;; 12권 마지막 여섯 페이진가 남겨놓고서야 겨우 아놔 우리 쌍방통행이었네 깨달은 귀축같은 코믹스판이고 70화나 끈 주제에 사쿠라의 고백은 극장판 엔딩으로 냅다 미뤄버린 빌어먹을 애니판이고 할 거 없이 마음과 마음이 통해서 이제부터 이챠논실 러브러브하는 광경 따위는 보여준 적이 없어라. 한 마디로 애니고 코믹스고 그 애들의 사랑이 완성된 순간에 가차없이 얘기가 끝나버린 셈이다(.....)
뭐 그야 사쿠라가 키노모토 사쿠라 님이신 이상 잘 먹고 잘 살지 않았을 리는 없지만 (요즘 CLAMP가 하는 꼬라지를 보면 촘 장담을 못하겠으나 아냐아냐 絶対だいじょうぶ絶対だいじょうぶだって) 팬 마음이 어디 그러냔 말이죠 기왕이면 손 잡고 우후후아하하 논실난실한다던가 더 욕심 내자면 초딩과 유딩 약속이 평생을 가는 CLAMP의 미러클 월드답게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꺄하하우후후하는 광경까지... 어험어험. 아무튼 그림체가 변해서 최근까지 미처 못 깨달았는데 츠바사의 사쿠라/샤오란은 추정 연령 14세(....) 즉 카캡사 코믹스가 종료된 시점 바로 직후의 나입니다. 고로 카캡사 이후를 보는 기분으로 츠바사를 본 사람들이 많았을 거라는 데 과감하게 한 표 던진다. 나도 그랬거든요오!? 사쿠라가 샤오란 잡아먹을 기세로 달려드는 거 보고 좋아 죽는 줄 알았거드은!!?
헌데 이차원 핑계로 애들을 굴려먹을대로 굴려먹고 한쪽은 얄짤없이 소멸에 한쪽은 커플 브레이킹이라고라....? 아놔 나나세 이년이 진짜.....?

하여간 그래서 오늘도 나의 정신적 평화를 위해 냅다 업어왔다 존경하옵는 JeGiRal님(사이트명 JEGiRAL)의 - 사쿠라가 끝없이 샤오란을 휘두르거나 놀려먹거나 세쿠하라;하는 - S/X 시리즈 중 한 편인 BODY-CATION. 지난 번에 올린 게 벌써 4년 전이지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배째서 등따서 줄넘기하다 2단 뛰기 할 각오는 서 있다. 다 덤벼라!!
질에 대해 태클 거시면 슬픕니다. 케로짱의 어설픈 경상도 걍 사투리는 그러려니 해주십쇼. 나는 유리심장의 도에스인 서울 촌년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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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오늘도 열심히 - 교환일기, part 2 by 후우키 츠토니 (하가렌)

2009/12/0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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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뻘포스팅 제 1탄.

Still not a translation | 2009/11/27 20:00

회사에서 이틀밤, 집에서 하룻밤을 샌 마스라오 KISARA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중간중간 의식이 뚝뚝 끊어진다는 게 대체 어떤 건지 이번 기회에 또라지고도 처절히 체험했다. 이러고도 세 시간 반 숙면에 말짱히 회복했으니 혹여 내게는 에너자이저가 들어 있는 것인가!

그러니까 난 뻘포스팅을 해도 됩니다. 그간 밀린 뻘포스팅이 몇 개인지는 이미 세기를 포기했다.

요즘 틈만 나면 하가렌 영문판을 부비적대고 있음. 본토에서조차 아직 감상이 제대로 뜨지 않은 최신 연재분의 그냥 Scan도 아닌 Scanslation이 씀풍씀풍 올라오는 양키의 근성과 대륙의 기질에 건배. 땡기시는 분은 여기로 가시라. 일독의 가치가 있다니까요. 아니 진짜 진지하게.
영어로 번역하면 이게 뭐시여;; 싶어지는 일본만화가 한둘이 아니지만 (대저 일본감성 넘치는 물건치고 제대로 영역되는 꼴을 본 적이 없어라. NARUTO라던가 BLEACH의 영문판은 존재 자체가 이미 죄악이라 생각한다. 로캔 영문판 보면서 내가 얼마나 죽도록 쳐웃었더라.... ) 하가렌은 모델이 19세기 영국이고, 대사가 기본적으로 간결하고 명확한데다, 센스 내지는 감성 자체가 서양 애들과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어 영어가 대박으로 잘 어울려요. 무엇보다 Colonel Mustang은 머스탱 대령보다 대략 세 배는 있어보임(....).
아 물론 하가렌 번역자가 굉장히 센스가 훈늉한 까닭도 있지만 말이지. 누군진 모르지만 바다 건너에서 같은 물건에 모에하는 팬이 경의를 표합니다. 대총통 각하를 Your(His) Excellency, 도련님(To 린)을 Your Young Highness로 번역하는 그 센쑤에 삼공에서 붉은 액체를 분사했다. 유어 엑설런시...!!! 유어 영 하이니스으으으으으으으!!!!!!!!
본디 동인녀는 모든 종류의 경칭에 로망을 품는 한 마리 쉽고 싼 생물이지요. Your Majesty라던가 Your Highness라던가 Your Excenllency라던가 Your Holiness라던가 Maestro라던가 Lord라던가 Master라던가 Master라던가 Master라던가아아아아아.

보고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대령 VS 엔비전을 한국판 일본판에 이어 영문판으로 또다시 보았다. For the love of God, shut up idiot 혹은 You're going to drowin in pain and agony until you finally die 어쩌고 줄줄이 떠들어대는 Colonel Roy Mustang에게 허덕허덕. 94화를 볼 때마다 이 연기를 믹.신.버.전.으로 들을 수 있으리란 생각에 감격에 겨워 눈물짓는다. 우리 모두는 전생에 무언가 공덕을 쌓았음이 틀림없어라.
이어 죽을 만큼 에드로이였던(뭐 임마) 95화를 펼쳐 무우려 이슈발 스위치 온 모드의 대령 상대로 쬐끔 쫄기는 했을지언정 새꺄 너 죽고 나 죽자 한 번 해볼래 맞짱을 뜨는 담대한 청소년 에드에게 투 썸즈 업을 하고 있을제.
S는 굳었다.
이하, 문제의 '그' 장면. 23권은 이미 라이센스도 나온 관계로 스포일러 경고 같은 시빌라이즈드한 물건은 없습니다.


..........................................뭥미?

붉은 선 안을 주목하시라.
Bring it, Bitch (한역: 해볼래 이뇬아)

Bitch?
Bastard가 아니라 Bitch?
Son of a Bitch가 아니라 그냥 Bitch?
얘야, 에드야!?

난..... 이날 이때까지..... 남자에게 Bitch는 남남 야동에서나 쓰이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효........

<"Bitch"가 남성에게 쓰일 경우, 지배자 측, 특히 다른 남성에게 복종하는 하급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 단어는 전통적인 성적 역할을 벗어나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 예를 들어 저돌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 혹은 수동적이고 복종적인 남성을 가리킬 때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형무소에 국한할 경우 Bitch는 흔히 육체적으로 허약하며, 선배 죄수의 지배를 받고 굴종하도록 강요당하는 계급 낮은 죄수를 가리킨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수감자들은 성노예로 부려지거나 개인 소유물처럼 거래되기 십상이다.> 이상 우리의 친절한 이웃 위키페디아에서 발췌. 어~이 에드워드 엘릭? ;;;;

아냐 아닐 거야 그야 94~95화의 대령이 좀 심하게 복수에 미쳐 날뛰는 과부였고 (유디트...?) 닐 디란디가 다메남이라면 대령은 개객기가 맞고 힉겁스럽게 정곡을 찌르고야 있거니와 설마 자의적으로 저런 무시무시한 단어를 선별했을 리가 없어 니가 아무리 알파메일이기로서니 에드야 열 여섯 청소년이 그런 말을 쓰면 못 씁니닷!!!!
그냥, 살기등등한 최흉인간병기 대령에게 일순 쫄아붙은 에드와 번역자가 잠깐 삐끗한 것으로 믿을랍니다. 믿자니까. 믿으라구.

대령의 비치 속성을 한눈에 알아보다니 당신 동인녀 아니면 동인남이군 대령을 깔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는군 잘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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